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에서는 외래 환자의 진정 검사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진행하고자 지난 연말부터 진정치료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곳에선 뇌파검사, 핵의학과 검사, CT검사, 1시간 이내에 검사 완료가 가능한 MR검사, 정맥주사 진정 치료가 필요한 심장초음파검사, 안과 진료와 검사에 필요한 진정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에는 복합적인 질환을 갖고 태어나 지속적으로 병원 방문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병동에서 간호한 환아를 어린이병원 진정치료실에서 다시 만날 기회가 생기곤 합니다. 최근에도 우리 병원에서 출생해 기관절개관, 가정용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던 아이가 장치를 모두 제거한 상태로 뇌파 검사를 받기 위해 진정치료실을 방문했습니다. 내년에 초등학생이 되는 아이는 아직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하지만 손짓, 발짓, 고개짓으로 보호자와 소통할 만큼 성장해 있었습니다.

아이와 어머니는 병동에서의 만남을 기억하고 있었고 우리는 아이의 성장 과정과 예전의 어려웠던 기억을 나눴습니다. 아이 어머니는 “얼마 전에 청력 검사를 받는데, 검사 하나를 받기 위해 입원해야 한다는 게 참 힘들었어요. 뇌파 검사는 이렇게 당일에 와서 검사하고 귀가할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라고 했습니다. 어린이병원 진정치료실이 앞으로 더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아이는 보호자의 손길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고 보호자를 통해서만 소통이 가능한 청소년이었습니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의 뇌파 진정검사는 원래 입원해야만 가능했습니다. 환자 나이는 성인에 가깝지만 여전히 아이와 같은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라 앞으로 검사를 어떻게 받아야 할지 환자 어머니는 걱정하던 터였습니다. 입원하면 아이가 많이 힘들어하고 다른 환자들에게 미칠 불편함까지 수많은 걱정거리를 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병원 진정치료실에서 당일 검사 후 귀가할 수 있으니 정말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예전에 병원을 찾았던 아이들도 훌쩍 자라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병원 내 검사나 치료 과정에서 의료진을 비롯한 다양한 직종의 이해와 협력, 배려가 필요합니다. 어린이병원 진정치료실에서 뇌파검사를 진행하게 되면서 소아신경과의 경우 16세 이상의 일부 아이들은 당일 진정 검사가 가능합니다. 앞서 소개한 경우처럼 성장한 ‘아이’들의 검사 진행을 위해서 앞으로 어린이병원 진정치료실의 역할도 폭넓게 확대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이병원 의료진은 환자와 보호자의 입장을 공감하고, 더 나아가 그들을 돕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지금도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효율적인 진정 치료 프로토콜을 적용하려 끊임없이 검토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병원 진정치료실이 지금은 일부 검사와 대상자로 운영되고 있으나 추후 폭넓게 어린이병원 환자들을 지원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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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병원간호팀

박정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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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간호사는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간호팀에서 소아환자안전 전담간호사로 근무하며 소아환자의 진정치료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린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불안과 두려움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세심한 돌봄을 제공합니다. 뉴스룸 칼럼을 통해 소아환자안전 전담간호사의 역할을 소개하고, 보다 많은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